적어도 나에게 있어 로모는 충분히 '수상한' 카메라이다.
그야말로 '별 볼일없는'스펙을 가졌음에도 그에 어울리지 않는 가격이 그러하고,
기계적인 결점임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로모 예찬론을 펴고있으니말이다.
그런점에서 볼 때, 확실이 로모는'뭔가'가 있는 카메라임은 분명해 보인다.
 
로모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루머들이 있는데 가장 황당무계하고도 재미있는 이야기는
구소련의 KGB에서 쓰이던 첩보용 카메라라는 설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로모코리아의 상술을 성토해야 함이 옳지만 굳이 길게 타이핑을 할 필요는 없을듯하다.
객관적으로 기계적 만듦새만을 두고, 잔인하게 말하자면 로모는 단지 싸구려 러시아제 카메라일 뿐이다.
왜 이런 조잡한 카메라에 수많은 사람들이 예찬론을 펴고 열광을 하는걸까?
이 생뚱맞은 카메라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해 친구놈이 가진 로모를 어느해 여름, 나의 여행에 동행시켰다.
그리하여 여행을 떠난 나의 가방에는 Nikon F3 와 F801s 그리고 로모가 동석을 하게 된것이다.




*로모 lc-a
32mm 단촛점 렌즈 /자동노출 /촛점거리 0.8~ 무한대
목측식 카메라 : 목측식 카메라라는 말뜻은 일반적인 카메라들 처럼 포커스를 잡기위안 방식이
따로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대충 눈대중으로 포커스를 잡는다는 말이다.
거리를 눈 대중으로 짐작하고 그 거리에 맞게 레버를 조작한다.
시중에서 거리측정을 위한 로모용 줄자까지 파는것을 보고는 실소를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로모를 조잡한 카메라로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는 결점 투성이인 렌즈이다.
로모코리아에서 말하는 '터널이펙트' 라는것은 렌즈의 결함으로 발생하는것은로 보인다.
이는 흔히 이야기하는 비네팅이라기보다  렌즈의 구조적 결함이나 바디 내부의 결함이 아닌가 싶다.
화면 중앙부는 노출오버로 날아가버리고 주변부는 노출이 언더가 되어버라는 신기한 구조(...)

그럼에도 이 최대 단점을 '터널 이펙트'란 단어로 자신의 특징이자 최대 장점으로
승화시켜버린  카메라가 이 로모라는 수상한 녀석인것이다.

로모의 렌즈는 32mm의 화각을 지녔다.
심각한 왜곡을 보여줄만한 화각이 아님에도 로모는 심각한 수준의 주변부 왜곡을 보여준다.
이것도 매력이 될 수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취향문제이겠지만, 본인은 왜곡을 너무 싫어한다.)
좌우지간 확실한것은, 광학적으로 잘 만들어진 렌즈는 절대 아니란것이다.
하긴, 그냥 처음 로모를 받아본 순간 겉모습만 봐도 알 수있는 문제이긴 하다만.


▲로모의 특성이 잘 드러난 사진. 중앙부의 노출오버와 주변부의 노출부족이 눈에띈다.

로모의 두번째 단점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조잡하기 짝이 없는 기계적 만듦새와 뷰파인더이다.
(필자에게 뷰파인더의 완성도는 카메라를 고르는 기준중의 하나이다.)
로모의 뷰파인더를 바라보면 크리스마스 장식에나 쓰이는 꼬마전구 두개가 달랑 붙어있다.
처음 뷰파인더를 보고 적지않게 당황했었다.
'도대체 어디에 쓰는 전구일까' 로모의 뷰파인더는 엉뚱하게도 촬영정보 대신
(사실 로모급 카메라에서 촬영정보가 표시되기를 기대한것은 아니였지만)
배터리 확인용 전구가 붙어있었던 것이다.

전구에 불이 하나가 들어오면 배터리가 있어 촬영이 가능하다는 소리고
불이 두개들어오면 슬로우셔터이므로 흔들림에 유의 하라는 뜻이었다.
엄청나게 좁고 왜곡이 심한 뷰파인더의 시야또한  빼놓을 수 없는 부분.
한마디로 형편없는 기계적 만듦새이다.
솔직히 뷰파인더의 완성도는 일회용 카메라의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외에도 로모의 기계적인 완성도는 말든다 만것인마냥 어딘지 불안하고 신뢰성을 가지기 힘들게 했다.

이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고 실사가능한 클래식 카메라들이
시중에서 단돈 몇만원이면 구할수 있다는것을 감안할때 로모의 가격은 거품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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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모는 왜 인기를 끄는것일까?


앞선글에서 로모에대해 엄청나게 혹평을 했지만
사실 로모는 (사람에 따라서는)앞서말한 단점들을 상쇄시킬만한 이상한 매력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그 첫번째는 강렬한 색감이다. '강렬함' 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후지필름이 자랑하는 벨비아와 같은 고채도 .
vivid 한 강렬함이라기 보다 비가 그친후의 습한 느낌이랄까.선명하고 쨍한 느낌의 강렬함이 아닌 습하고 진득진득한 강렬함을 선사한다.
정말 말로 표현하기 거시기(?)한 느낌이다.
주변부의 노출부족 현상도 사람에 따라서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낄수 있겠다.
화질이 좋은 사진 = 좋은사진 이란 등식은 성립되지 않으니까.



두번째로 부담없이 셔터를 누를수 있다는 점이다. 로모는 가볍고 컴팩트하다.
덩치가 큰 다른카메라들 처럼 시선을 신경쓸 필요도 없다.
주머니에 아무렇게나 넣고 다니다가 마음내킬때 가볍게 찰칵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별것아닌것 같지만 굉장한 메리트가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 사람이 많은 곳에서도 부담없이 셔터를 누를수 있다는것은 의외로 큰 장점이다.

분명 로모그래퍼들이 말하는 '로모만의 느낌' 이란것이 있다. 그렇다.
자장면이 땡기면 자장면을 짬뽕이 땡기면 짬뽕을 먹는거다.
자장면 먹는 사람이 짬뽕 먹는 사람보고 너 왜 그런 이상한거 먹냐고 따진다면 정말 웃기는 일일게다..-_-;

카메라 자체를 수집품으로 생각하고 기계적 구조에만 관심이 있는것이 아니라
'사진' 이라는 대명제를 놓고 생각한다면,
사실 카메라를 두고 기계적 우열을 논하는것은 큰 의미가 없다.
카메라의 성능과는 달리 사용자의 감성적 품질이나 만족도는 계량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아무리 기계적으로훌륭한 카메라나 광학적으로 훌륭한 렌즈를 사용한다고 해도
 좋은 화질의 결과물이 나온다고 할 수 잇는것이지  '좋은 사진'이 만들어 지는것은 아니며
사진의 좋고나쁨은 이미지의 퀄리티에 비례하는것이 아닌 이유때문이기도 하다.
좋은 사진을 만들어 주는 카메라는 없다.
단지 카메라는 사진가의 편의를 도울뿐이다.



사실 로모는 '잘' 만들어진 기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자신있게 나쁜 카메라라고 말할수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앞선 열거한 이유들 때문에.

따라서, 로모의 인기는 딱딱한 기계적인 분석보다는
일종의 문화적 코드로 이해하는 편이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그리고,
필자는 로모를 무척 즐겁게 잘 가지고 놀았다. 사실 그것이면 족하지 않겠는가? Copyrights ⓒmindview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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