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들의 수다 112회.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사람들' 이란 주제로 방송이 진행됐다.
이날 방송 중 정가은이 '싼밥먹고 비싼 커피를 마시는게 나쁜건가요?' 라고 한 발언을 두고
내가 자주 방문하는 한 사이트에서 이래저래 말들이 많더라.


정: 싼 밥먹고 비싼 커피를 마시는게 나쁜건가요?
(자막이 커다랗게 : 싼법먹고 비싼 커피를 마시는게 인가요?)
남희석: 이런 발언이 인터넷 조회수 올라가기 딱 좋은 말씀이거든요.
정: (머슥한 모습)
남희석 : 죄가 아니죠.
정: 비싼 밥 먹고 비싼 커피마시는것 보다는 머라도 하나 싼거 먹으면 되잖아요.
(자막엔 이거다 싶었는지 경막스레 커다랗게 느낌표가 뜨고...)
남희석 : 싼 김밥.. 어쩌고 수습성 발언.




남씨의 첫 발언에 솔직히 마음이 불편했다. 분명 예전 '놀러와' 에서의 발언으로 된서리를 맞았던 김옥빈의 경우를 상기하고 있었음에 저런 말을 했으리라. 그래도 남희석은 십수년 된 노련한 진행 짬밥이 있는지라 급 수습 하긴했지만.
뭔가 '이것은 잘못됐다.' 라고 시청자들에게 은연중에 말하고 싶어하는 자막효과를 보고있자니, 이 양반들 정말 이슈를 만들고 싶어 환장했구나 싶기도하여 한편 안쓰럽기도 하다. '나쁜것'->'죄'로 바꾼 저질 스러운 자막센스만 봐도 알 수 있다. 단지 단어를 하나 바꾼것 뿐인데 죄라는 단어를 삽입한것이 그 자체로 그녀가 한말은 죄가 되고 정씨가 대다수 시청자들에게 생각없는 여자로 각인되는 커다란 역활을 한다.

사이트 내 댓글들은 대게가 이런 반응이었다.

'골빈 x 생각이 없냐?'
'된장녀!'
'정말 사치스럽다. 재수 없네'
(대다수 욕설 필터링..)


다시 생각해보자.
이날의 주제는 분명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 사람들' 이었다. 물론 정씨가 말한 '싼밥먹고 비싼 커피마시는게 잘못 인가요?'는 주제와 핀트가 어긋나 있다. 그것은 체면의 문제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성에서 기인하는것이기 때문이다.  한 댓글에서는 '당연히 밥을 제대로 먹고 커피는 대충 마셔야 한다. 따라서 정씨의 경우 기본적인 개념이 없는, 겉멋에 찌든 된장녀 일뿐이다.' 라는 식으로 이야기 했고 이게 댓글을 작성한 다수의 생각인듯 하지만. 과연 그런것일까?

왜, 어찌하여 같은 값이면 밥에 비용을 더 지불하고 후식격인 커피에는 적은 돈을 지불하는게 정상이고 그에 반하면 비정상이라는 결론을 내려 버리나?  초등학생들도 유창한 영어를 하는 대한민국에서 배울만큼 배운 사람들이 이런 무식한(?)논리를 펴는것이 겨우 대학 문턱을 밟아 본것이 최종학력인 나로썬(?)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지금이 식량이 귀해 하루 하루 끼니를 이어가는것이 생의 큰 문제였던 60.70년대도 아닌데 말이다.  자신이 커피에 더 가치를 두고 있다면, 거기에 비용을 더 투자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뿐만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는게 현재 내 생각이다. 남희석의 수습성 발언대로 밥은 1000원짜리 김밥을 먹더라도 커피는 충분히 여유있게 마시고 싶을 수 있는일이란 것이다.
쉽게말해서, 밥값아껴서 다른것을 먹겠다는데 왜 지랄들이냐 이말이다. [....]

라이프 스타일이란것이 별건가. 이런것이 바로 라이프 스타일의 한 모습일게다. 라이프 스타일이라고하면 왠지 폼나는 이미지를 연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광고에 나오는것 처럼 명품옷을 걸치고 이름난 쇼핑가에서 과장된 터닝을 하며 함박웃음 짓는게 '라이프 스타일'이안 단어의 진의가 아니란 말이다.

겨우 '나는 밥보다 후식으로 여유있게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말에 이렇게 격하게 갑론을박 하는것을 보니 역시 난 참 재미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로구나-라고 새삼 느끼게 된다.
아, 이 유치하기 짝이없는 문화적 촌스러움이여!!


덧)저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씨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돈이 없어 밥은 대충 먹는 한이 있더라도 술은 먹고싶다 정도 랄까요? 크후후.. 참고로 전 커피 안마십니다. 무슨 맛인지 모르겠어요?!

덧2) 본 프로그램의 책임자는 쓸떼없는 이슈나 만들 생각하지말고 격이 없는 일본식 막장방송으로 내달리는 방송계에 조금이라도 책임감을 느껴라. 그렇게 자막을 남발하고 싶으면 편집팀이라도 좀 제대로 된 친구들을 기용하던가. 미적감각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안보이는 유치찬란한 자막에 눈이 아프다. 이노무쫘씩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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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zest20.idtail.com/ BlogIcon 2009/03/08 23:04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잘읽었어요 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