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씨는 (여자 친구 잘 둔 덕에) 동대문 투타에 매장을 오픈했다.
귀차니즘과의 강림과 서로의 일정이 계속 엇갈리는 통에 오픈한지 제법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태 가보지 못했는데, 그래도 친구가 되서 한 번은 가봐야지 하는 마음에 할일없이 뒹굴던 늦은 오후에 슬금슬금 집에서 나섰다. 디자이너 샆들이 모여있는 지하층에 작은 가게였는데 홀랑 말아먹지는 않을까 하는 주변의 우려와는 달리 매출이 제법 쏠쏠한 모양이다. 하나 팔아주고 싶긴 했는데 죄다 여성복인지라. 여자친구는 커녕 '아는 동생'도 없는 나의 입장에서는 일단 패스. -_-;; G씨는 가게 오픈을 계기로 오그리마 지붕위에서 죽치는 실업자 사냥꾼에서 G사장으로 가파른 신분 급상승을 하셨다. 별다른 트러블이 없다면 내년 봄 즈음에 결혼소식도 들을 수 있을것 같다. 가게 사진이라도 한 장 남기려고 카메라를 들고 갔으나 주변에 스커트 밑으로 맨살을 과하게 드러낸 아녀자들이 많은 관계로 괜히 셔터를 눌렀다가는 쓸떼없는 오래를 살까봐 그만 두었다. 아, 정말 사진 한 장 마음대로 찍기도 무서운 세상이다. 이건 여담인데, 나중에 나타난 G씨의 여자친구는 천일야화를 찍을법한 복장으로 나타나 나를 당황케했다.
어쨌든 가게 방문을 빌미로 오랫만에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질 수 있었는데,
유학간 여자친구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다가 최근, 잘 다니던 회사까지 때려치우고 미쿡땅으로 갔다온 웹 디자이너 Y씨는 오랫만에 술자리에서 할 이야기가 많아졌다. 처음 Y씨가 충동적(?)으로 여권을 들고 날아갔다는 소식에 이 인간 혹시나 슬램가에서 흑인친구들과 랩배틀을 하다가 총에 맞고 노바디 헬프미를 외치는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버스를 잘 못타서 버스안에 눈빛이 반쯤 풀리고 덩치큰 친구들 사이에서 자대 전입온 이등병 마냥 부동자세로 덜덜 떨고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중간에서 짐을 찾다가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국제 미아가 되는게 아닌가 무서웠다고 [...]
악덕 사기꾼 리뷰어이자 신제품 오타쿠, 거기에 걸어다니는 종합병원 C씨는 최근에 운동을 열심히 한 모양이다. 외관상 체중이 10Kg 정도는 빠진 느낌이다. 물론 최근 똥꼬에서 대량의 출혈이 발생해 수술을 한 탓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짙긴 하지만, 본인이 빡세게(!) 운동을 한 결과라고 하니 일단은 믿어주자. 눈 앞에 술이 있으면 먹을 뿐이지, 주문에 대해서 10년 전부터 방관자의 입장을 견지하는 지인들 덕분에 술집과 안주의 선택은 여전히 그의 몫이었다.
한때 힘 좀 쓰던 Z씨는 여전히 냉동탑차를 몰고다니며 건실한 생활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와 술병을 비울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친구,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이 참 많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도 그 회한을 담긴 독설을 내뱉어 주셨다..... 씨불놈. 하지만 98년도 당시, 자신이 나보다 수능성적이 상위였다는 주장은 아무래도 인정하기 힘들다. 억울하면 인증까라. 난 손모가지를 걸겠음. 쫄리면 뒈지시던가?!
그날의 화제는 단연 Y군의 어리버리 미쿡삽질기행 이었는데, 그의 삽질을 경청했던 본인의 심정은 딱 이러했다.
'병신같지만 왠지 멋있어...' 하지만 미쿡까지 가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Y군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하는 바이다. 술이 한 잔 두잔 들어가다보니 정치쪽으로 이야기가 흘렀는데 역시나 최근 뜨고있는(?) 노짱의 이야기가 아니나올 수가 없다. 대충 합의된 결론은 '기왕 먹을거 스케일 크게 먹지 그게 뭔가여?' 랄까 [....] 역시나 뭔가 뒤틀린 大꼬레아의 모순된 구조에 대한 울분을 토하면서 빈병을 늘려갔다. 이 정도에서 여자친구의 눈치를 보다가 가게를 떠넘기고 G씨가 합류를 하셨다. 처음 만날때 부터 오늘은 내가 쏜다를 연발하는 걸로 봐서는 매출이 좀 되거나 오랫만에 느낀 해방감(?)에 도취되어 정신줄을 놓거나 둘 중 하나였던 것 같다. 이야기는 여기서 으례 그랬듯이 여자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삐삑 하고 삐삐삐삑 하고 삑삑삑 한 이야기로 채워졌다. -_-;;
새벽이 되서야 각자 헤어졌는데. Z씨가 나이트를 가자고 꼬셨다.
나. 이. 트. 내가 살아온 인생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단어가 아닌가!
본인, 고등학교 졸업하고 친구들과 호기심에 한 번, (한참 테크노 열풍이 불던 그 시절) 그리고 대학가서 신입생 환영회로 나이트를 빌려서 놀다가 분위기 적응 못하고 중간에 빠져나온것이 한 번, 통틀어 두번이 이 계통의 유일한 경력이다.
술기운+ 새로운 문화를 경험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그리 하기로 합의를 보고 일단 편의점에가서 속 좀 풀자라는 생각에 음료수를 카운터에 내려놓았는데. 어?! 지갑이 없다 -_-;; 망했다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Z씨가 어디서 많이 보던 지갑을 꺼내서 카드를 긁고계신다. 카드도 어디서 많이 본 카드다. 어머나? 그거 내 지갑이네여? 어째서 Z씨가 내 지갑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미스테리지만, 난 지갑을 찾았고 Z씨는 지갑을 찾아야 할 상황에 처했다. 필시 술을 먹던 가게에 두고 왔을것이라 생각하고 가게를 찾아가려했는데 제길, 어딘지 기억이 안나다. 헤어진 Y씨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 보려 했는데 ................ 이번엔 핸드폰이 없다.[......]
어찌어찌 가게를 찾아서 앉았던 자리를 뒤져보니 나의 핸드폰과 Z씨의 지갑이 동시에 나왔다. 어허허허헣 하느님 캄사합니다! 택시 타고 나이트 고고씽!! 그런데 오늘 따라 맨날 그렇게 귀찮게 달라붙던 호객업에 종사하는 횽아들이 관심을 안 가져주신다. '님 지금 뭐하나요? 네가 가자며?'라는 표정으로 Z씨를 빤히 쳐다보자 Z씨 역시 'ㅅㅂ 나보고 어쩌라고?' 라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 보신다. ..결국 둘이 빤히 쳐다보다가 그냥 포기했다. 둘 다 당당히 들어갈 배짱조차 없었나 보다. 삽질도 이런 삽질이 있나 -_-;
그래서 우리는..
결론_ 새벽에 병신인증했음.
덧)광고업에 종사하시는 H님이 소녀시대 촬영이 있다고 알바명목으로 구경오라는 전언이 있었으나 이나이에 무슨 알바 라는 생각이었는지 단순히 귀찮아서 인지 모두들 관심만 크게 가지고 정작 나서는 사람은 없었음. 5년만 젊었으면 서로 가겠다고 지롤들을 했을텐데 [...]
덧2)이날 계산은 도대체 누가 한거냐? 난 십원도 안쓴것 같은데?! 정말 G씨가 쏜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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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G씨가 쏜거임.
우리에게도 돈 좀 번 친구한테 술 얻어 먹어보는 날이 왔구나.
근데 소시 CF촬영..정말 3년만 젊었어도 갔을텐데..
솔직히 이 나이에 구경가려니 쪽팔려서 원.
다른쪽으로는 낯짝이 점점 두꺼워지는데 그런건 오히려 더 부끄럽다 *-_-*